깊은 코발트블루 하늘과 거리를 물들인 붉고 노란 나무들.
동화 속 풍경을 현실로 펼쳐놓은 듯한 11월은 데이트하기 좋은 날입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썸남과 썸녀가 걸어 들어갔답니다.
서로를 놓칠세라 손을 꼭 잡고,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이죠.
Editor 임지영 / Photo 유승현
넝쿨 우거진 가회동 긴 돌담길에
가을 햇살이 스며듭니다.
키가 큰 가로수에
썸남과 썸녀의 첫 만남이 시작됩니다.
썸녀가 인사를 건네자
돌아오는 썸남의 미소.
둘 사이의 첫 설렘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긴 머리에 복고풍 원피스를 살랑거리며 걸어오는 썸녀의 모습에 썸남의 가슴이 일렁입니다.
“안녕하세요” 경쾌한 리듬으로 인사를 건네는 썸녀에게 썸남이 가벼운 목례로 답합니다.
둘 사이의 설렘이 기대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언젠가 남친이 생기면
이 길을 꼭 걷고 싶었다는 썸녀.
어딘지 궁금해하는
썸남의 손을 용기 내어 잡고
이끌어 봅니다.
바로 북촌3경 중 하나로 꼽히는 가회동 11번지 한옥길이랍니다. 이곳은 사진보다 실물이 열 배는 더 근사하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오늘, 썸남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걷는 북촌길은 운치 100%의 ‘로맨틱가도’입니다.
겹겹이 겹쳐진 한옥들이 연출하는 스카이라인도 근사하지만, 그보다 더 멋진 건 이 고느적한 풍경에 더 없이 잘 어울리는 가을남자, 썸남입니다. 그와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싶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듯 그의 수줍은 미소 위로 눈부신 햇살이 부서집니다.
썸녀에게 멋진 곳을 추천 받았으니 저도 가만히 있을 순 없죠. 그림 감상이 취미인 썸녀를 위해 미술관으로 장소를 옮깁니다. 오늘만큼은 미술 애호가가 되어볼 생각입니다.
절제된 빛과 소리가 지배하는 거대한 공간에서, 행여나 전시에 방해가 될까 내 귀에 그녀가 조그맣게 속삭였을 때는 나도 모르게 그만 ‘심쿵’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내 가슴 속에 조금씩 그녀가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미술관을 나와 자연스럽게 향한 곳은 바로 정독도서관입니다. 데이트에 무슨 도서관이냐고요? 저희 따라 함께 와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걸요.
고즈넉한 북촌 곳곳을 걷고 있자니 슬슬 무엇인가 맛나는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데요. 발길이 멈춘 곳은 이태리재.
수요미식회 파스타편뿐만 아니라 미쉐린 가이드에서 소개되어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지요. 과연 어떤 맛있는 요리가 썸남썸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탈리아식 수제비라 불리는 트러플 크림 뇨끼 한 번 맛보세요~
정독도서관 잔디밭에 앉아 잠시 헤르만 헤세가 찬미했던 구름과 예이츠가 노래했던 낙엽이 연출하는 가을풍경을 감상합니다.
도서관을 내려와 삼청동 길에 새로 들어선 이마트24 삼청로점에 들렀습니다. 썸녀의 얼굴이 아주 선명하게 들어왔지요. 목도 축이고 다리도 쉴 겸 잠시 들른 곳인데, 시간이 허락했더라면 좀 더 오랫동안 머물렀을 겁니다.
이마트24를 구경하지 않겠느냐기에 쇼핑을 하자는 말로 알아들었는데 2층이 아주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더군요. 외관조차 삼청동다운 이마트24는 숲속 까페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드는 곳이었어요. 썸녀 외에는 아무것도 의식할 필요 없는.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해가 짧아졌지요.
두 연인이 카페 툇마루에 앉아 올려다본
일몰 전 하늘은 유난히 깊고 청명했습니다.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썸녀가
슬며시 어깨를 기대옵니다.
뺨을 스치는 쌀쌀해진 바람에
코트를 벗어 썸녀의 어깨에 걸쳐줍니다.
달콤한 휴식 같은 하루를 선물 받은 썸남과 썸녀.
서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서로의 얼굴을 사진 속에 담습니다.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람처럼 편안하고 친근했어요.
그 큰 키로 옆을 지킬 때면 든든하기도 했죠.
대화도 잘 이끌어나가고 파트너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잘 웃는 여자가 좋다고 했는데, 잘 웃기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 같아요. 존재만으로도
에너지가 넘치게 되는 파트너랄까요?
평소 아이유처럼 청순하고
귀여운 타입을 좋아하는데 썸녀가 딱 그랬어요.
말수가 적어 왠지 냉정해 보이기도 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의외로 따뜻한 면들이
엿보이더군요. 조용한 외면에 강인한 내면이
숨어있는 사람 같아요. 다시 만나게 되면
오늘 다 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깊은 코발트블루 하늘과 거리를 물들인 붉고 노란 나무들. 동화 속 풍경을 현실로 펼쳐놓은 듯한 11월은 데이트하기 좋은 날입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썸남과 썸녀가 걸어 들어갔답니다. 서로를 놓칠세라 손을 꼭 잡고,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이죠. Editor 임지영 / Photo 유승현
넝쿨 우거진 가회동 긴 돌담길에 가을 햇살이 스며듭니다. 키가 큰 가로수에 썸남과 썸녀의 첫 만남이 시작됩니다. 썸녀가 인사를 건네자 돌아오는 썸남의 미소. 둘 사이의 첫 설렘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긴 머리에 복고풍 원피스를 살랑거리며 걸어오는 썸녀의 모습에 썸남의 가슴이 일렁입니다. “안녕하세요” 경쾌한 리듬으로 인사를 건네는 썸녀에게 썸남이 가벼운 목례로 답합니다. 둘 사이의 설렘이 기대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언젠가 남친이 생기면 이 길을 꼭 걷고 싶었다는 썸녀. 어딘지 궁금해하는 썸남의 손을 용기 내어 잡고 이끌어 봅니다.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해가 짧아졌지요. 두 연인이 카페 툇마루에 앉아 올려다본 일몰 전 하늘은 유난히 깊고 청명했습니다.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썸녀가 슬며시 어깨를 기대옵니다. 뺨을 스치는 쌀쌀해진 바람에 코트를 벗어 썸녀의 어깨에 걸쳐줍니다.
달콤한 휴식 같은 하루를 선물 받은 썸남과 썸녀. 서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서로의 얼굴을 사진 속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