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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유통의 판도를 바꾼다
농업도 스마트하게, 스마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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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자동차 딜러로 일하다 딸기 농사 시작한 지 딱 3년 됐어요. 농사 시작한 첫해 바로 이마트 바이어가 우리 농장으로 찾아왔어요. 그야말로 대박이었죠."


스마트 기술이 농촌의 오래된 공식을 깨고 있다. 더 이상 농사의 성공은 경험치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제는 데이터 그리고 자동화의 문제다. '초보농부의 대형마트 납품'이라는 성공담 뒤에도 이 키워드가 있다. 바로 사물 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농사 환경에 접목한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농촌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더 이상 농민들은 땡볕 아래에서 땀 흘리거나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1차 산업을 첨단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스마트팜은 이제 농촌을 넘어 유통시장에까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팜, 농업의 혁신을 넘어 유통의 혁신까지 꾀하다



4차 산업 시대에 스마트하다는 것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 변혁을 일으켜온 스마트 기술은 ‘스마트팜’이란 이름으로 농업 분야의 혁신까지 끌어냈다. 스마트팜의 농민들은 PC와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원격으로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제어한다. 모든 시스템은 자동화되어 있다. 작물 상황도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최적의 생육 환경 조성을 위한 설정값 역시 감이나 경험이 아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스마트팜의 농민들은 직접 농장에 가지 않고도 원격으로 농작물의 생육 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


농업의 스마트한 진화는 필연적이기도 하다. 농업인구 감소 및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분야 자체에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위기에 직면한 농가의 새로운 돌파구다. 원격 조정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은 노동력을 절감시킨다. 또한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상급 상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이마트에서 판매중인 대표 스마트팜 상품, 국산의 힘 스마트 딸기와 참타리 버섯


현재 유통시장에서 스마트팜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의미가 통한다. 높은 품질의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나아가 인건비 감소 및 생산력 증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이마트 과일팀 전진복 바이어는 스마트팜 상품의 강점을 "퀄리티의 균일함"이라며 "계절 변화에 관계없이 뛰어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이마트 채소팀 최우택 바이어는 “스마트팜 상품이 인건비나 생산력 측면에서 가격 우위가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팜 상품은 어떻게 스마트 기술을 상품 경쟁력으로 승화시켰을까? 그리고 어떻게 유통시장의 총아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 더욱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Go 현장은 두 곳의 스마트팜 업체에 직접 다녀왔다.




안정적인 상급 품질 상품 생산력 확보, 하늘딸기家



전북 김제의 스마트팜 딸기 농가인 하늘딸기家의 하한수 대표는 귀농 3년 차 농부다. 짧은 농사 경력에도 불구하고, 귀농 1년 차에 이마트 바이어가 직접 하한수 대표를 찾아왔다. 스마트팜 상품의 우수성을 먼저 알아본 것이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하늘딸기家


“귀농을 결심하고 많이 고민하다 가장 안정적인 딸기로 품목을 결정했죠. 다행히 주변에 딸기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 여럿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설비 도입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고, 우수한 생육 환경 데이터도 제공 받았죠. 농사가 어렵다고들 많이 하는데, 스마트팜 설비 덕분에 걱정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본래 초보 농부에게 풍년이란 생소한 단어일 수밖에 없다. 농사에 있어 경험 부족은 가장 큰 핸디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팜은 초보 농부에게도 대형마트 납품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안겼다.


급수부터 CO2 조절까지, 딸기 생육을 위한 환경 조절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우수한 데이터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그 값에 맞춰 자동으로 온실 환경이 조절됩니다. 프로그램이 어렵지 않게 짜여있어 저 같은 초보도 쉽게 다룰 수 있었어요.


딸기 성장에 적절한 온도를 시간대별로 맞춰놓으면 그에 따라 난방관이 작동하거나 천장의 창이 열립니다. 필요한 광(光)양이 채워지면 화단에 설치된 호스를 통해 물이 공급되죠. 습도나 CO2양도 분무 시설과 팬을 통해 정적 수치에 맞춰지고, 대기가 정체된 걸 감지하면 서큘레이터가 돌아가요. 이 모든 게 자동화 시스템이에요. 딸기의 생육 환경이 굉장히 안정적인 거죠. 그래서 2,000평짜리 대형 하우스를 세 명이 관리하면서도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요.”


적합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천장 창


전통적으로 강세인 산지의 상품을 누르고 김제 딸기가 핫하게 떠오른 것도 바로 스마트팜 덕분이다. 상급 품질의 상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으며 그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제가 처음 농사를 시작한 때는 김제 딸기가 유명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스마트팜 상품이란 점이 부각되며 딸기 산지로 유명한 담양이나 논산 상품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졌어요. 상품력이나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가능성이 상당한 거죠.”



Q. 보통 딸기 하면 논산, 밀양, 진주, 산청 등이 주산지다. 전라북도 김제의 딸기가 지역 특산물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어필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스마트팜 딸기 산지인 전라북도 김제는 전통적인 주산지보다 유명한 곳은 아니다. 다만, ‘스마트팜 딸기 생산’에 있어서만큼은 경쟁력이 확실하다.


김제는 2014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주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최초 4개 농가가 환경제어 컴퓨터를 보급받은 것을 계기로 스마트팜 농가가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20여 곳에 이른다. 스마트팜으로 특화된 지역인 것이다.


스마트팜 딸기의 가장 큰 장점은 양질의 딸기를 시즌 막바지인 6월까지 안정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초여름까지 맛있는 딸기를 믿고 먹을 수 있다. 때문에 '스마트팜 딸기'라는 타이틀 자체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Q. 스마트팜 딸기를 위해 1년 차 초보 농부를 찾아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바이어 입장에서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상품을 출시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마트팜 농가에서 생산한 딸기는 인건비, 관리비 등이 일반 재배 방식보다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다. 그래서 소비자가 가격 대비 좋은 상품의 딸기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키운 딸기라서 상품의 질이 고르다. 이러한 스마트팜 딸기의 장점은 바이어에게 굉장한 매력 포인트이다.


그 때문에 스마트팜 딸기를 생산하는 협력업체 발굴을 위해 노력했고, 김제 스마트팜 딸기의 우수한 상품성과 생육 데이터를 확인했다. 이제 농사도 스마트 시대다. 경험의 여부는 더 이상 결정적인 척도가 아니다.




연중 균일한 품질의 상품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다원팜



느타리버섯 전문농장 다원팜은 한눈에 보기에도 일반적인 농장보다 공장의 느낌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다원팜은 12년 전부터 1세대 스마트팜 모델을 도입해 버섯을 생산했던 스마트팜 선두업체기 때문이다. 온도·습도·환기 정도를 제어할 수 있던 기존의 설비를 넘어, 2018년 경기도 안성에 광(光) 조절과 실시간 모니터링, 원격제어까지 가능한 2세대 스마트팜을 새로이 완공했다. 최신 설비로 생육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해 균일한 품질의 버섯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형 스마트팜인 것이다.


경기 안성에 위치한 다원팜


“1978년부터 우리 회사가 쌓아왔던 버섯 재배 노하우가 스마트팜 설비를 만나며 더욱 구조화되었어요. 전통적인 농법의 경우 좋은 상품을 생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생육환경을 수동으로 설정해야 했지만, 스마트팜은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해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높은 품질의 버섯을 생산한 재배사의 환경 데이터를 다른 재배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거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데이터도 추출할 수도 있고요. 게다가, 온도부터 습도, 환기, 광 등 세부 항목 값을 재배 일령 별로도 설정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습니다.”


다원팜의 버섯 생육 환경은 자동으로 제어된다


다원팜 장혁수 이사는 스마트팜 설비 도입 이후, 생산량과 상급 상품 생산 비중 모두가 확대되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이 최적의 버섯 생육 환경을 설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느타리버섯은 재배 기간이 단 10일에 불과합니다. 열흘 중에 하루라도 문제가 생기면 상품성이 확 떨어지죠. 하지만 스마트팜은 입력한 값에 따라 생육환경이 자동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안정된 재배조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관리 인건비는 줄고, 균일한 품질의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거죠.”


다원팜에서 생산되는 느타리버섯은 ‘참타리버섯’이라는 이름으로 이마트에도 납품된다. 소비자가는 1,980원으로 3년째 동결이다. 물가나 인건비 변동과는 관계없이 안정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스마트팜 설비 덕분이다.


스마트폰으로 재배사의 생육 환경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다


“우리 회사가 스마트팜이기 때문에 타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최소 20%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이마트 국민가격 행사 때 마진을 최소화해 초저가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던 것도 그 때문이죠. 이것이 높은 초기 비용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가 지속적해서 스마트팜 사업에 투자해온 이유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훨씬 더 강점이 많으니까요.”



Q. 스마트팜의 등장으로 신선식품 영역에서 특산물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상품이 지역 특산물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어필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유명 산지의 버섯과 비교하여 스마트팜 버섯이 갖는 장점은 상품 퀄리티의 균질함이다. 스마트팜 시스템에서는 버섯 생육에 영향을 끼치는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빛 등 다양한 조건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계절 등의 외부 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연중 내내 뛰어난 상품을 맛볼 수 있다.


Q. 농장 입장에서 스마트팜 구축 비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스마트팜 생산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초기 설비 비용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스마트팜이 구축되면 인건비나 생산성 측면에서 20%가량 가격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원팜 같이 앞서가는 스마트팜 협력업체는 버섯 종균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결국, 스마트팜의 자동화와 수직 계열화가 가격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Q. 이제 스마트팜 상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새로운 스마트팜 상품 출시 계획이 있는가?


현재 이마트 버섯 매출의 50% 이상이 스마트팜 상품이다. 그야말로 대세다. 그래서 많은 업체가 다양한 버섯 품종으로 스마트팜 재배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


12월 중순부터 이마트에서 시범 판매할 스마트팜 대왕버섯


이마트는 12월 중순부터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대왕버섯을 매장에서 테스트할 계획이다. 대왕버섯은 느타리버섯 보다 10배 이상 크고 맛과 향, 육질이 좋아 샤브샤브 용으로 인기가 높다. 사실 가격이 높은 편이라 대형마트에서는 취급하기 힘든 품목이었는데, 최근 대왕버섯을 스마트팜 재배 방식으로 생산하는 협력업체를 새롭게 발굴했다. 그래서 시범적으로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버섯 매출 1위인 표고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을 스마트팜으로 재배하는 업체를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다.



미 서부 오레곤주와 워싱턴주 지역의 크로거 QFC(Quality Food Centers)매장에서
매장 내 농장 농작물 판매를 시범 실시한다 <사진, Infarm>


스마트팜은 상품 생산 및 유통의 측면을 넘어 유통 구조 자체의 변화까지 끌어내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Kroger)는 독일의 도심 농장 네트워크사 ‘인팜’(Infarm)과 함께 ‘마켓 재배 신선식품 판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의 재배부터 판매까지 모두 매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모든 유통 단계를 뛰어넘어 가장 신선한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이룩한 성과는 비단 하나의 필드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농업, 유통을 넘어 스마트팜이 쏘아 올린 라이프스타일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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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식당 EP.04]
꽤 해먹은 홈파티 요리
 
#SSGPLAY



Do it, Do eat , 밀키트 식당!



내가 알던 네가 아냐!


정신없지만 차근차근

요알못도 손쉽게 만들어 먹는 홈파티 요리


렛츠 기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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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셰프의 음식을 쓰다
이탈리아 여행 대신
서울 이탈리안 레스토랑 BEST3
정동현
#정동현


이탈리아에서 처음 먹은 파스타는 볼로네제 파스타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 대학이 있는 그 볼로냐에서 유래한 볼로네제 파스타는 흔히 ‘미트소스’라고도 불린다. 만드는 방법을 요약하면 고기와 양파, 당근 등을 볶고 토마토를 넣어 푹 우려낸다고 보면 된다.



볼로네제 파스타는 몇백만에 달했던 미국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토마토, 치즈, 고기의 조합은 감칠맛을 폭발적으로 끌어냈다. 여기에 파스타를 버무리면 동양이든 서양이든 어디서나 친숙한 ‘면 요리’가 된다. 미국에 널리 퍼진 볼로네제 파스타는 해방과 6.25를 거친 한국에도 미군 부대를 통해 상륙했다. 풍요로운 미국에서 소스와 고기는 흥건해졌고 한국에 와서는 파스타를 국수처럼 푹 익혀냈다.


이탈리아에서 먹은 볼로네제 파스타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소스에 감칠맛이 엄청나게 나지도 않았고, 고기의 질도 좋지 않았다. 허브도 살짝, 소스도 살짝, 파스타를 비빌 정도로만 나왔다. 다른 파스타들도 마찬가지였다. 인당 한 접시씩 먹는 파스타의 양은 밥 세 공기 정도 되는데 소스는 간장 종지 정도 되는 분량이었다. 파스타 면은 뻑뻑하고 간은 강하며 양도 많아 도저히 완식할 수 없을 때도 잦았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눈을 감으면 그때 먹던 파스타들이 떠오른다. 소스가 흥건하지도, ‘건더기’가 많지도 않았지만,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그들이 먹는 파스타에 있었다. 재료의 간결함, 배를 부르게 하는 푸짐함, 격 없이 풍성한 식탁을 한가득 차려놓고 가족들이, 연인들이 세련되게 차려입고 맞이하는 저녁의 한가한 날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정, 오랫동안 가난했기에 더욱 소중했던 식사, 그 시절 배고픔을 상징하는 산더미 같은 파스타, 언제나 사랑을 노래했던 열정적인 민족.



이것이 이탈리아 본토의 맛, 청담동 Terra13



청담동 Terra13은 이탈리아 요리사 ‘소르티노’의 레스토랑이다. 그의 음식을 관통하는 철학은 현지의 재료를 사용하며 절대적으로 확실한 ‘간’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Terra13 메뉴판에는 지리산 흑돼지 같은 익숙한 이름이 산재한다.


이탈리아식 소금간의 정석을 맞춘 Terra13의 요리


음식 맛을 보면 쨍하게 떨어지는 소금간이 중심에 있다. 한국이나 일본은 소금의 역할보다는 단맛, 감칠맛, 매운맛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국물 요리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탈리아는 대신 소금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비교적 적은 양의 소스로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단위 중량 당 염도도 높다. 그러나 국물을 마셔대는 한국 일본에 비해서 절대적인 염분 섭취량은 낮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한국 사람이 이탈리아 본토 파스타를 먹으면 ‘짜다’는 반응이 십중팔구다.


Terra13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식전빵과 전채요리, 파스타


그래서 한국 이탈리아 음식점은 소금간을 낮추는 것이 하나의 필승전략이 되었다. 슴슴한 이탈리아 요리라는 말은 달지 않은 디저트와 동격임에도 그렇다. Terra13은 이런 면에서 완고하다. 식전빵에는 입자가 큰 소금과 올리브유가 발라져 있다. 오븐에서 살짝 구운 빵을 한 입 먹으면 달달한 뒷맛이 느껴지는 소금 맛이 크게 다가온다. 덩달아 와인 한잔을 벌컥벌컥 마시게 된다. 모든 메뉴가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이 집에서는 특히 전채와 파스타류를 섭렵해보는 것이 좋다.


대표 메뉴인 ‘블랙 트러플 페스토 파케리’는 일종의 크림 파스타다. 크림을 쓴다는 면에서 완벽한 정통 이탈리안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부대찌개를 한식으로 봐야 하냐는 논쟁처럼 음식이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이 파스타를 먹으면 허브 타임(thyme)을 우려낸 진득한 크림과 트러플의 오묘한 향기, 그 모두를 아우르는 소금간에 입맛이 쭉 돋는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와인잔을 비우게 되고 빈 접시는 늘어만 간다.



맛도 멋도 더 깔끔하게, 상수동 브렛피자



상수동의 ‘브렛피자’는 상호처럼 피자가 주다. 이탈리아에 온 듯한 Terra13과 달리 (어둑하고 소품이 많다는 뜻이다) 브렛피자는 주인의 성향처럼 단순하고 정갈하다. 말끔히 정돈된 실내처럼 음식 역시 잡티 하나 없이 균형을 이룬다. 보통 나폴리 피자는 500도 가까이 되는 고온의 오븐에서 2분 안팎으로 빠르게 익힌다. 브렛피자는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굽는 시간을 오래 가져간다. 빵처럼 구운 맛과 단단하고 바삭한 식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볼 수 있을법한 브렛피자의 화덕


이탈리아 삼색 국기를 본따 만들었다는 마르게리타 피자는 주인장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음식이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먹었던 마르게리타 피자는 분명 흠잡을 곳 없었지만 채 날아가지 않은 수분 때문에 피자 도우 밑이 흐느적거렸다. 나폴리 피자집 대부분이 그렇다. 브렛피자에서 먹은 마르게리타 피자는 수분이 고르게 날아가 질척거리지 않았다. 대신 빵을 구웠을 때 나오는 고소한 향, 조밀한 질감, 산미가 확실히 살아있는 토마토, 촉촉한 모짜렐라 치즈가 하나로 뒤엉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맛을 냈다.


브렛피자의 대표 메뉴 마르게리타 피자와 가을 한정 메뉴 무화과 피자


가을 한정으로 내놓는 무화과 피자 역시 이 집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메뉴 중 하나다. 무화과에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그을려 단맛을 최대한으로 뽑아낸 다음 스페인 산 하몽을 올리고 구워낸 이 피자는 단맛과 짠맛, 도우의 구수한 향이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즉흥적이기보다는 철저히 조율되고 계산된 맛이다.



이탈리아를 그대로, 이태원 일키아소



만약 이탈리아 본토의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모두를 원한다면 이태원 ‘일키아소’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Terra13처럼 이탈리안 요리사가 주방에 서 있는 이곳은 주문도, 요리도 모두 이탈리아어로 한다. 낮은 천장, 가득한 소품, 아늑한 조명, 친절한 종업원, 이 모두가 이탈리아에서 목도한 것들이다.


일키아소의 프로슈토 햄과 파스타


주문을 구령처럼 여겨 그때그때 잘라내는 프로슈토 햄은 오래된 불쾌한 냄새 없이 갓 딴 와인처럼 상큼한 향기가 난다. 정확한 몸놀림으로 볶아낸 파스타는 소스와 면이 하나가 된 것처럼 찰싹 붙어 있다. 그 ‘하나’를 입에 넣으면 마치 애정 어린 연인의 스킨십처럼 농밀한 감각이 온몸에 퍼진다.


치즈의 풍미가 살아있는 파르미자노 리소토


이 집에서 꼭 시켜야 하는 메뉴는 ‘파르미자노 리소토’다. 트럭 뒷바퀴만 한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를 절반으로 자른 뒤 뜨겁게 익혀낸 리소토를 올린 뒤 손님 앞에서 비벼낸다. 감칠맛이 실타래처럼 엉킨 치즈 범벅이 된 리소토를 접시에 올린 다음에는 그 접시 밑을 툭툭 쳐 평평하게 만든다. 그러면 리소토가 조금씩 퍼지는데 이때 죽처럼 흐물거려서도 안 되고 또한 너무 뻑뻑해서 탑처럼 쌓여 있어도 안 된다. 그리고 남은 일은 리소토를 입에 넣는 것뿐이다. 그 흔한 건더기도 없다. 오로지 소스와 쌀 뿐이다. 그러나 그 하모니는 복잡하고 잡다한 구성을 저 멀리 뛰어넘는다. 너와 나 사이에는 그 무엇도 필요 없듯이, 그 간결한 조합 앞에 사람들은 저절로 웃음을 짓고 붉은 와인을 모자름 없이 따른다. 


이탈리아에서 보았던 것은, 모자름 없는 애정이었다. 풍족하지 못하더라도 아낌없이 주는 마음이었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 바라는 모든 것이 그 작은 접시 위에 있었다.




신세계프라퍼티 리징 2팀 정동현 셰프


신세계프라퍼티 리징 2팀에서 '먹고(FOOD) 마시는(BEVERAGE)'일에 몰두하고 있는 셰프,
오늘도 지구촌의 핫한 먹거리를 맛보면서 혀를 단련 중!
저서로는 <셰프의 빨간 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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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PLAY가 상품 라벨을 털어드립니다
EP.2 크기도 작은데 가격이 비싼 이유는?
모르는 사람 은근 많은 유아 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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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의류, 크기도 작은데
왜 비쌀까?

모르는 사람 은근 많은
유아 의류 털어 보자!

우리 주변의 모~든 상품들의
라벨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제대로 알고 먹(쓰, 바르, 입)자!
라벨털이 EP. 2 유아 의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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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왜 몽골로 갔나?
강소 한류 시장 몽골, K-리테일이 사로잡다
신세계그룹 홈페이지



몽골이 한국 유통업체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월 개점한 이마트 몽골 3호점을 비롯해 탐앤탐스, 롯데리아, CU, 뚜레쥬르 등 다양한 국내 유통업체가 몽골에 진출해 성업 중이다. 이 중 단연 화제의 중심은 몽골 최대 규모의 대형마트를 오픈하며 현지 유통업계를 압도하고 있는 이마트이다.


보도자료 인사이드는 강소 한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몽골의 현재를 통해 이마트를 필두로 한 몽골 내 K-리테일(유통업)의 미래를 전망해봤다.





강소 한류 시장으로 떠오르는 몽골


몽골은 인구 326만의 작은 국가이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50만 명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64%가 35세 이하로 젊은 국가이다. 이처럼 젊고, 수도에 밀집된 인구 구성을 바탕으로, 몽골 내 한류는 빠르게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몽골에 한국학과와 한국어학과가 설치됐거나 교양학부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대학이 20여 곳에 이른다. 2017년 몽골 TV 방송국에서 방영한 한국 드라마가 10여 개나 되는 등 한류의 인기는 뜨겁다.


더불어, 몽골인도 한국을 많이 찾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몽골인이 거주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현재 한국에는 4만 명 이상의 몽골인이 거주하고 있다. 2019년 7월 기준, 한국 체류 몽골 유학생 수는 8,697명으로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4위다. 인구 대비로 본다면 사실상 몽골이 1위다. 2019년 5월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방한 몽골 관광객 수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11만 명을 기록했으며, 인천공항에서 울란바토르 공항까지 3시간 30분이면 직행으로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다.



KOTRA 2019년 몽골 진출전략 자료에 따르면 몽골은 구매력(PPP) 기준 1인당 GDP가 약 1만 2천 달러로, 인도네시아(11,120달러), 필리핀(7,318달러), 베트남(6,019달러)보다 구매력이 높아 국내 유통업체들에는 해외 진출 매력이 높은 국가이다.




다시 뛰는 몽골 경제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 부국이다. 총 50여 가지 광물과 3천여 개의 광산이 존재하고 있다. 몽골은 1,564㎢의 광활한 국토에 금·은·동·철·석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세계 주요 광산 중 하나인 오유톨고이에는 구리 2,540만 톤, 금 1,028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몽골 수출의 90% 이상을 광물 자원이 차지하고 있다. 몽골의 극단적인 광업 의존형 경제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국가 경제 상황이 크게 흔들리는 단점을 안고 있다.



2019년 11월 현재 몽골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상황이다. 2011년 글로벌 광산 호황 덕분에 17.3%까지 치솟았던 몽골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원자재 가격 하락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1%대로 주저앉았다. 결국, 2017년 국채 상환 불능 상태에 이르기 직전, IMF에 3년간 총 55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IMF 체제 이후 몽골 경제는 원자재 값 상승과 구제금융 효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3년 경제성장률은 5~6%대를 건실하게 달성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졸업할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과 몽골 양국 간 경제교류도 내년에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1990년 수교를 맺은 한국과 몽골은 이후 물적, 인적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러시아-일본에 이어 몽골의 제4위 수입국이며, 한류의 영향으로 한·몽간 상품, 서비스,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몽골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억 9천 8백만 달러였던 몽골의 한국산 수입액은 2018년 2억 6천 2백만 달러로 30% 이상 증가했다.




몽골 속 K-리테일을 선도하는 이마트


SCS 뉴스 캡쳐


몽골에서 한류 유통을 이끄는 기업은 단연 이마트다. 이마트는 2016년 7월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가인 수흐바트르에 이마트 몽골 1호점(2,300평)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현지 유통기업인 알타이그룹의 스카이트레이딩과 협약을 맺고 브랜드와 점포 운영 방법, 상품 등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다. 이후 이마트는 2017년 10월 울란바토르 2호점(1,000평), 2019년 9월 울란바토르 3호점(4,100평)을 잇따라 오픈하며, 몽골 유통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몽골 이마트 매출액은 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0% 이상 증가했고, 2018년에는 7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올해도 3호점 오픈과 함께 매출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학에서 몽골어를 전공하고, 몽골 1호점부터 3호점 오픈까지 모두 참여한 이마트 해외사업팀 김재우 파트너는 "몽골 이마트는 점포 오픈 때마다 울란바토르 지역의 핫이슈"라고 말했다. 17년 문을 연 몽골 이마트 1호점은 개점 당일 오픈 한 시간 만에 점포 문을 폐쇄했다. 한 번에 3천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서 고객 안전 차원에서 임시로 문을 닫은 것이다. 같은 이유로 오픈 당일에만 6번이나 출입문을 닫았다가 열어야만 했다. 이런 현상은 2호점 때도 반복됐다. 매장 내 고객 인원을 조절하기 위해 8번이나 임시로 입구를 폐쇄했다.



이마트 몽골 3호점


이마트의 선풍적인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을 김재우 파트너는 "1,000평 이상 규모의 진정한 대형마트는 이마트가 몽골 최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몽골 이마트 이전에도 현지 업체가 운영하는 노민(NOMIN) 슈퍼마켓 체인이 울란바토르에 40여 개 있었으나, 노민 슈퍼마켓은 약 500평 규모로 SSM에 가까운 형태로 규모와 상품력 면에서 이마트가 압도하고 있다.



이마트 몽골 3호점 점장에게 이마트가 몽골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좀 더 들어봤다.


Q. 이마트 몽골점이 3호점까지 오픈했습니다. 몽골 소비자에게 이마트 몽골이 통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존 몽골 소비자들은 쇼핑할 때, 신선식품은 재래시장, 가공식품은 슈퍼마켓, 패션/리빙 상품은 쇼핑몰. 이렇게 기본 4~5군데를 나눠 이용해야 했습니다. 한국 같은 복합쇼핑몰이 없었죠. 이마트는 신선, 가공, 가전, 패션, 디지털 등 전 카테고리가 최적화된 점포 환경 안에 구성되어 있어 편안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합니다. 또한, 몽골 시장에는 없던 먹거리와 놀이시설이 재미와 즐거움을 주며 몽골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Q. 몽골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무엇인가요? 이 상품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최근 몽골인들은 주식인 고기가 자신들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몽골 소비자의 구매 습관에 맞춘 상품 구성보다 새로운 식문화와 식습관을 유통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품질 신뢰도가 높은 과일, 채소, 생선과 같은 신선 식품과 한국 상품이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제조 방법을 익혀 도입된 즉석조리 상품인 김밥은 건강에도 좋아 인기가 많은 상품이며, 가성비 높은 치킨류도 아이들 간식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한편, 이마트 이외에도 현재 편의점 CU, 뚜레쥬르 등 다양한 업태의 한국 유통업체가 몽골에 진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몽골에 문을 연 편의점 CU도 진출 1년 만에 매장을 50개로 늘렸다. 2014년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진출해 현재 3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뚜레쥬르, 2018년 롯데리아가 잇따라 몽골 울란바토르에 문을 열며 K-리테일이 명실상부한 몽골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몽골 속 변화의 바람에서 기회를 찾는다!
단국대학교 몽골연구소 소장 송병구 교수 인터뷰


몽골에서 K리테일이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몽골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 국내 최초로 몽골학과를 개설한 단국대학교의 몽골학과 교수이자, 국내 유일의 몽골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송병구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몽골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Q. 많은 한국 유통기업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몽골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성공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전통적으로 유목민족인 몽골인의 주식은 빨간 음식과 하얀 음식이라 불리는 '육류'와 '유제품'입니다. 농사를 짓는 정착민족과 비교하면 음식 문화가 비교적 단조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몽골인들은 빠르고, 편리하면서, 종류도 다양한 즉석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았는데, 이를 해결해 줄 만한 것이 없었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이마트입니다. 한국 체류 몽골 유학생들, 한국에 거주했던 몽골인들은 한국에서 경험했던 문화와 음식들을 그대로 몽골에서 즐길 수 있고, 드라마나 K-pop을 통해 한류를 간접 경험했던 몽골인들에겐 트렌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몽골인들은 유목민족 특유의 개방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어떤 문물이나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죠. 한국과는 역사적으로는 형제의 맹을 맺었었고, 언어적으로도 어원이 같은 말도 많고, 체질 인류학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이러한 한국에 대한 문화적, 정서적 친밀성과 몽골인들의 오픈 마인드 특성이 합쳐져 한국의 소비재, 유통기업이 몽골에서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Q. 2020년 혹은 향후, 몽골 소비재 시장의 키워드를 뽑아본다면?


먼저, 첫 번째 키워드는 '울란바토르'입니다. 몽골 소비재 시장을 잡으려면 울란바토르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몽골에는 2개의 나라가 있다고 합니다. 몽골 말고, 울란바토르란 나라가 따로 있다는 거죠. 울란바토르가 몽골 소비 시장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넓은 땅에 인구 반이 울란바토르라는 도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작은 도시에 커뮤니티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트렌드도 순식간에 퍼집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 전경


두 번째 키워드는 ‘온라인 시장’입니다. 몽골에도 온라인 소비 시장이 있으나 아직은 하루 주문량이 1,000건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큽니다. 2018년 기준 인터넷 사용자 수는 중복 포함 398만 명이고, 그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232만 명입니다. 울란바토르 거주민들은 거의 스마트폰을 다 쓴다고 볼 수 있죠. 게다가 전체 인구의 64%가 35세 이하로 젊습니다. 이런 구조다 보니 당연히 온라인에 관심이 많겠죠.


물론, 울란바토르 도시가 작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있는데, 온라인 시장까지 하냐며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몽골 사람들은 편하고, 쉬운 것을 좋아합니다. 또 울란바토르는 차량 상습 정체로 골머리를 앓는 도시입니다. 지금도 가까운 거리인데도 1~2시간씩 걸리고, 차량 2부제를 해도 막힙니다. 도로 정비는 앞으로 근 시간 내 해결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몽골인들은 습득력이 굉장히 빠르니 금방 정착되지 않을까 합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친환경’입니다. 몽골을 청정지역으로 알고 있겠지만, 울란바토르는 세계 대기오염 최악의 도시 2위에서 6위를 오갑니다. 도시 자체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에 바람이 잘 불지 않고 강수량이 매우 적은 건조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도시로 급속히 유입된 사람들이 도시 외곽에 게르를 짓고 거주하고 있는데, 그 수가 울란바토르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고 합니다. 영하 40도에 이르는 극한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도시 빈민들은 주로 가공되지 않은 저렴한 생 석탄(원탄)을 사용하고, 이것도 힘든 사람들은 각종 쓰레기, 타이어, 나무 등등을 가리지 않고 난방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몽골 전체 인구의 반이 거주하고, 또 그 반이 도시빈민층을 형성하고 있고, 여기에 유동인구까지 합친다면 이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쓰는 것들이 어마어마하겠죠. 이렇다 보니,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물건, 먹거리, 산업들이 각광을 받으리라 봅니다.



Q. 마지막으로 몽골과 교역을 준비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기업과 담당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국 기업들은 몽골 소비 시장이 작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작습니다. 몽골을 단순히 산술적으로 접근해, 인구 326만의 소비 시장으로 본다고 하면요. 하지만 인구가 많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인구가 많은 곳은 그만큼 경쟁자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동북아 국가들이 중앙아시아, 중동으로 뻗어 나가는 시발점이 되는 나라가 바로 몽골입니다. 중앙아시아는 종교는 다르지만, 몽골과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목 문화이고, 자원이 많습니다. 몽골에서의 성공이 중앙아시아 진출의 롤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몽골에 진출하려는 기업 및 담당자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점은 어느 나라가 되었든 제일 조건은 그 나라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몽골인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세 가지 특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유목주의적인 특성입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강하고, 변화에 잘 적응하며, 쉽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두 번째는 사회주의적인 특성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였기 때문에 아직도 사회 곳곳에 사회주의 때의 문화적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은 서툰 자본주의적 특성입니다. 몽골은 1990년에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였습니다. 9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사회주의를 학습을 통해 간접 경험했죠. 몽골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을 이 세 가지 특성으로 풀어본다면 좀 더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2020년은 한몽 수교 30주년이다. 몽골의 한류는 오랜 역사적 교류를 토대로 더욱 큰 도약을 앞두고 있으며, 이 기회를 한국 유통업체들이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고, 유목민의 감수성을 여전히 가진 몽골과 몽골인. 이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K-리테일이 몽골 유통업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 Kotra, 2019년 몽골 울란바토르 출장자료, 2019

· Kotra, 2019 몽골 진출전략, 2019

· Kotra 공식 블로그, 2019년 몽골 경제 6%대의 성장 지속 전망, 2019

· 외교부, 2016.7월 기준 몽골개황, 2016

· 한국관광공사, 2019외래관광객실태조사 1분기 인포그래픽, 2019

· 단국대학교 몽골연구소, 몽골과 한국, 2012

· 단국대학교 몽골연구소, 몽골지역연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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