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병원에는 밤하늘이 있다.
병원 정문을 열자마자 나타나는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빛마다 이름이 새겨져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아이들에게 기부를 한 사람들의 이름들이다. 텔레비전에서 자주 본
연예인부터 정치인, 교수 등의 이름도 있고, 회사나 단체의 이름도 있다.
사람들은 그 밤하늘을 보고, ‘기부자의 벽’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 밤하늘을 볼 때마다 마치
별빛이 나에게로 쏟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내가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별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꿈을 꾸지 않았다.
7년 전 나는 신장이 안 좋아 병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 이상한 기계 속에 들어가고,
내 몸에 줄을 꼽는 검사를 했다. 그러다가 신장 수술까지 받았다. 너무 아팠고, 힘들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신나게 뛰어놀지도 못했다.
‘왜 나만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야 되지?’
나는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러던 작년 어느 날이었다.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한 아이를 보았다. 휠체어를 탄 아이는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많이 야위어서 힘이 없는지, 고개도 잘 가누지 못했다. 그
아이를 보니까, 가슴이 뭉클했다. 가까이 가서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었다. 내가 많이 아플 때,
주변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아이처럼 정말 많이 아프고 힘들어 보이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 중에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 사실을 알고 나서, 나는 내가 부끄러웠다. 나보다 더 아프고 힘든 아이들이 있는데도,
불평만 했던 것을 말이다. 바로 그때 나는 별빛 빛나는 밤하늘인 ‘기부자의 벽’을 보게 된
것이다. 그 밤하늘에 별이 많아져서 빛이 많이 날수록, 아프고 힘든 아이들에게 희망이
생긴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내 상황을 불평만 하지 말고, 더 아프고 힘든
아이들을 위해 별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별과 같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런데 나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우선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의학적인
연구를 해서, 질병을 없애고 싶었다. 두 번째로 나는 기업가가 되어 사람들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세 번째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나만의 꿈 공간에는 많은 꿈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도 이루기 힘든데, 어떻게 그 많은 꿈을 이룰 수 있겠니? 하나만 정해.”
꿈이 많은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세 개가 모두 다른 꿈처럼 보여도, 세 개가 가지는 공통된 부분도 있네.”
가끔은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있다.
이 다음에 자라서 내가 어떤 꿈을 이루게 될까? 나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만의 꿈
공간에 있는 꿈들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 꿈들을 통해, 기부자의
벽에 있는 밤하늘에 내 이름이 새겨진 밝은 별을 꼭 만들어 놓을 것이다. 별빛으로 가득 찬
밤하늘을 상상해보면서, 나는 오늘도 밝게 웃는다.
3학년 김형민 학생이 쓴 <꿈 꽃>은 자신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으려는 마음이 잘
표현된 글입니다. 요즘 우리 주변을 보면 형민 학생의 말처럼 “해라 해라” 하면서 학생들에게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형민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씨앗을 뿌려야 하고 정성
들여 가꾸고 키울 때 열매를 맺고 꽃도 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꿈은 스스로 조종하는
것이며, 꿈은 천천히 자라서 단단해질 때 꽃 핀다는 형민이의 생각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글입니다.
-한우리 열린교육 미래교육연구소 오용순 소장-
2학년 권혜원 학생이 쓴 <내 꿈의 날개>는 엄마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자신의 꿈으로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글이었습니다. 혜원 학생의 그렁그렁한 눈망울에서 나이 많으신 엄마가 자신이
시집갈 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엄마에 대한 사랑이 간호사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고, 그 마음이 있어 환자들에게
천사 같은 간호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고 찾은
꿈에 날개를 펼치려는 따뜻한 글이었습니다.
-한우리 열린교육 미래교육연구소 오용순 소장-
우리는 무엇인가를 목표로 노력을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하고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기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의 글 속에서 그 부분에 대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안 어린이의 <나는 꿈이 없다>는 어릴 때 꾼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꿈을 위해 노력한 시간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속 깊은 어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안아, 너는 꿈이 어떻게 되니?”
라는 물음으로 시작하고, 같은 물음으로 마무리 짓는 수미쌍관의 짜임새나 당돌하게도
‘꿈이 없다’는 대꾸도 어린이의 글솜씨로는 놀라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꿈이 없다’면서
그것이 매일 다른 꿈을 꾸기 때문이라는 반어적 표현도 대단합니다.
그러면서도 ‘엄마의 꿈은 처음부터 우리들 엄마인줄 알았다.’는
어린이다운 순수함이 묻어 있는 표현들도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합니다.
지안 어린이가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이 있는 곳에서 꼭 필요한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우리 독서문화 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정은주 원장-
꿈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많은 어린이들이 너무 막연하고 추상적인 꿈 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산문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민지 어린이의 <나의 멋진 꿈을 기대해! 알겠지?>
는 초등학교 1학년다운 솔직한 경험을 자신의 꿈으로 연결하여 풀어가는 솜씨가 제법입니다
.민지의 꿈은 마음이 따뜻하고 공정한 판사입니다. 민지는 동생과 다투었을 때 항상 동생 편만
들어주시는 엄마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는 판사가 꿈인 민지에게 판사가
되려면 양쪽의 입장을 잘 듣고 많이 생각해서 말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정작
엄마는 실천을 안 하셔서 화가 납니다. 민지는 엄마를 보며 양쪽 입장을 잘 들어보고 공정하게
판단하는 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1학년이어서 원고지 사용에 서툰 부분이
한두 군데 눈에 띄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과의 갈등을 바탕에 깔고 꿈과 연결시키는 논리가
대단합니다. 민지가 공정하고 마음 따뜻한 판사가 되길 응원합니다.
- 한우리 독서문화 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정은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