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SG LIFE/COLUMN
영화따라 가는 여행
부산 그리고 ‘국제시장’
배재문
#배재문

신세계그룹 블로그의 오픈을 축하합니다. 쇼핑을 넘어 문화 전반에 다양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는 블로그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 여행작가, 배재문



단지 달력의 숫자가 바뀔 뿐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를 다지게 하는 계기인 새해가 밝았습니다.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가 많더라도, 미래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염원은 과거의 좌절과 상처를 뒤로하고 현재를 겸허히 살아가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해운대>에 이은 윤제균 감독의 두 번째 부산영화 <국제시장>




새해 벽두부터 관객들의 중심에 자리한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국제시장>입니다. 이 영화는 <해운대>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발표한 신작입니다. <국제시장>을 히트시키면서 아직 녹슬지 않은 대중 친화적인 솜씨를 유감없이 재증명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은 2015년 첫 천만 관객 돌파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절묘하게도 윤제균 감독에게 ‘이천만 감독’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안긴 영화 두 편 모두 감독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해운대>와 <국제시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 현대사를 가로질러 <국제시장>으로

영화에서 표현했듯이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시기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난민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제치하를 벗어나 광복을 맞이했을 때부터 시장이 형성됐지만, 본격적인 출발은 한국전쟁 직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국제시장을 가리켜 ‘도급으로 물건을 떼어 구매하는 시장’이라는 뜻이 담긴 ‘도떼기시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부산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도떼기시장도 아이고 와이리 시끄럽노! (도떼기시장도 아닌데 왜 이리 시끄러워!)”라는 호통에서의 그 도떼기시장이 바로 국제시장에서 나온 말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을 본 일부 관객은 국제시장 속 상인들의 에피소드가 아닌, 주인공 한 사람이 겪은 갖가지 고난을 조명한 것에 불만 아닌 불만을 더러 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제시장>이라는 제목에는 상징적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더 큽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살아남은 자들의 고귀한 희생과 노력으로 ‘경제적 성과’를 일군 것처럼, 국제시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원동력이자 중심지라는 의미입니다. 즉, <국제시장>의 주인공이 우리의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면, 국제시장이라는 공간은 그들의 존재가 녹아들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제목으로 대표된 것이죠.

 

 

원도심과 신도심, 부산을 제 모습을 만나는 방법





국제시장의 위세는 서면이 부상하면서 예전에 비하면 많이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연말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서기도 하고, 외지에서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일대는 유명합니다. 국제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발지였던 남포동 및 광복동과 접하고 있으며, 영화에 등장했던 용두산 공원도 근처에 있습니다. 부산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로 국제시장을 추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서면과 해운대 등은 신도심(新都心)으로서 부산의 오늘과 미래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원도심(原都心)인 남포동 일대는 부산의 과거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매우 유서가 깊은 지역입니다.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상점이 즐비한 신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국제시장에는 서려 있습니다.

 

수입상품이 지금까지 거래되고 있는 깡통시장, 각종 먹거리가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주는 먹자골목,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거듭나도록 절대적인 공을 세운 남포동의 극장가, 싱싱한 해산물을 날마다 만날 수 있는 자갈치시장 등 부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국제시장을 포함한 남포동 일대를 방문하지 않는다면 부산을 제대로 봤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초행이거나 길 찾기에 미숙하다면 부산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원도심 근대역사 골목투어’를 추천합니다. 부산 토박이도 모르는 관광코스로 이뤄져 알짜배기 부산여행을 무료로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시장>의 무대가 된 국제시장을 걸으면서 영화가 못다 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신청과 자세한 내용에 대한 문의 등은 부산관광공사 홈페이지(www. bto.or.kr) 또는 전화(051-780-2178)로 가능합니다.

 

 

국제시장만으로는 2% 아쉬운 사람들을 위한 부산여행 추천코스 Best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