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감독의 2006년작 ‘비열한 거리’에서 삼류 조폭 조직의 이인자 병두(조인성)는 조직원들을 모아놓고 “식구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이여...” 라고 하면서 같이 밥 먹는 것은 의리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배반해서는 안된다고 일장연설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살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생존 행위가 아니라 여러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적인 이슈들 속에서 밥을 다른 사람과 같이 먹는다는 것은 소통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하며, 우리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헤어질 때 늘 습관적으로 “언제 식사 한번 해”라고 말 하듯이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하물며 가족 간에 같이 식사하는 것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며, 또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혼술혼밥 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같이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현대인의 삶이 치열한 경쟁 속에 놓여있기 때문에 밥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갈수록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또 가족과 함께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풍부한, 여유보다 치열함이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 마트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는 가족과 함께 신선한 재료를 장을 봐서 같이 요리를 해 먹는 가장 기본적인 즐거움을 잊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이마트 뿐만 아니라 외국의 다른 마트에서도 같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캐나다 식품 유통업체 로블로(Loblaws)의 자사 브랜드 프레지던트 초이스(President's Choice)는 2016년 12월 잇 투게더(#Eat Together) 캠페인을 통해서 본인들의 미션이 모든 캐나다인이 함께 밥 먹는 것이며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이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인가를 캠페인을 통해 전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