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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다
바둑, 내 인생 신의 한 수를 배운다!(1편)
조대현
#이마트


최근 바둑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바둑의 매력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바둑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조훈현이나 이창호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바둑이 황금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는데요. 바둑은 한 번 재미를 알게 되면 빠져나오기 힘들 만큼 강력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묘미와 가장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바둑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바둑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다





얼마 전, 한국 바둑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2014년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즈에서 김지석 9단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죠. 스스로를 바둑인으로 자처하는 필자도 다시금 조훈현 이창호 시대의 이후 바둑의 황금기가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떴는데요. 바둑은 황홀하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진 게임입니다.





“바둑은 바다와 같다고 생각해요. 인류가 끊임없이 바다를 탐구하지만 아직 바다의 일부밖에 알 수 없듯이 저는 아직 바둑의 일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바둑은 취미로 삼기에도 참 좋은 게임이에요. 생각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주고 매번 선택과 고민을 통해 바둑을 두는 상대의 수까지 예상하게 되면서 인생을 그리고 사람을 알게 해주지요.”

-김지석 9단의 인터뷰 중



김지석 9단의 인터뷰는 바둑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가장 잘 어필한 말이라 생각되는데요. 바둑의 수는 무한에 가깝기 때문에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바둑판 가로세로 45cm, 19줄의 작은 세계 안에는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다고도 하는데요. 실제로 바둑 한판을 두다 보면,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수십 번을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바둑의 최고 매력인데요. 바둑을 두면서 우리는 인생이 나가는 길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적인 자세, 선택과 고민을 통한 결과물, 성공과 실패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둑으로 삶의 지혜를 배운다


바둑실력은 인터넷 바둑 1단 정도입니다. 한국기원에서 인정한 공인기력으로 환산하면 6급 정도이죠. 참고로 바둑은 급의 숫자가 낮을수록, 단의 숫자가 높을수록 실력이 높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삼촌의 대국(對局)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대학 바둑 동아리에서 바둑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본격적으로 바둑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은 바로 바둑의 고수들을 알게 되면서입니다.


최고의 공격수 일지매 유창혁,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 이창호, 바둑천재 조훈현, 우주류의 창시자 다케미야, 지하철 바둑 고바야시가 그들이죠. 그리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기사는 휠체어 바둑이라고 불릴 만큼 처절한 실리파의 선구자인 조치훈 9단입니다. 이러한 바둑 기사들의 이야기를 모두 하려면 한 달 밤낮을 지새워도 부족할 정도이죠.


바둑의 또 다른 매력은 우리의 삶에 필요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바둑과 관련된 사자성어에서도 알 수 있죠. 바둑을 두면서 이러한 말들을 마음 속에 새기다 보면 어느새 겸손하게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뇌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는 바둑, 시작해볼까?


흔히들 바둑을 두뇌 스포츠라고 합니다. 물론, 바둑에서는 정치나 운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바둑의 승패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연습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둑알 하나하나는 절대 혼자서 움직이지 않고, 하나로 뭉쳐 팀워크를 이루어야만 힘을 낼 수 있죠. 이는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는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배우게 되는데요.


최근 뭔가 취미활동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바둑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바둑은 상대방의 표정과 감정을 모두 느끼며 둘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저 간편하게 인터넷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에 관한 예의만 지켜가면서 바둑을 둔다면 부족함이 없는 바둑의 매력을 느낄 수 있죠. 물론, 여유가 된다면 상대와 마주앉아 서로의 표정과 감정을 느끼며 바둑을 두는 것이 더 좋습니다. 어쨌든 바둑판과 바둑돌만 있으면 간단히 즐길 수 있으니 말이죠. 바둑을 두는 과정 속에서 여러분 인생의 고민거리와 걱정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다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샘솟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