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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행복 로맨스 썸남썸녀
생애 한번뿐인 아주 특별한 봄날

‘즐겨라.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팝콘 터지듯 한꺼번에 피어난 봄꽃에 눈이 어지럽던 어느 일요일 오후, 선남과 선녀가 만났다. 선녀는 야구장 데이트로, 선남은 야시장 데이트로 서로에게 낭만 가득한 시간을 선사했다. 영국의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 것처럼 소중히 누린 아주 특별한 하루였다. 글 / 임지영, 사진 / 유승현

권기우 파트너

이마트 과천점 지원파트

입사 6년 차. 이마트 과천점에 근무하고 있다. 누나만 둘 있는 집안에서 모든 이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란 막내이자 외아들로, 중학교 때 섭렵한 유도를 비롯해 각종 스포츠에 능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조인영 파트너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지원팀

입사 2년 차.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근무하고 있다. 집에서는 믿음직스러운 큰딸로, 점포에서는 착실한 막내로 사랑받고 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유유자적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을 좋아한다.

#셀카 #와이번스모자잘어울리는데요? #우리도제법잘어울리는..(수줍)

때는 바야흐로 맑다 못해 쾌청한 일요일 오후. 야구를 좋아하는 썸녀가 선남을 문학야구 경기장으로 초대했다. 오늘은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있는 날. SK 와이번스 서포터인 썸녀는 썸남을 위해 야구 모자까지 나란히 준비했다. 애써 고른 베이스볼 캡이 맞춘 듯 잘 어울리는 썸남을 보고 썸녀가 찡긋 웃는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인천광역시 남구 매소홀로 618 인천문학경기장 032-200-7500 / 가는 방법: 인천지하철1호선 문학경기장역 하차

야구 경기 관람에 방점을 찍어 줄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치맥’이다. 썸남이 좋아한다는 간장치킨이 메뉴에 없자, 썸녀가 센스 있게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주문한다. 구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이는 이마트 프랜들리존에 앉아, 썸남과 썸녀는 사이 좋게 치킨을 뜯는다. 오늘따라 치킨이 꿀맛이다. 서먹했던 둘은 건배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거리를 좁혀 간다. 경기가 무르익으면서 둘 사이도 무르익어 간다.

엎치락뒤치락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결국 SK가 NC를 8:5로 이겼다. “축하해요!” 썸남이 썸녀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썸녀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서 썸남도 왠지 흐뭇한 기분이다. 둘은 문학경기장을 걸어 나와 인근의 조그만 공원으로 향한다. 벚꽃 눈이 내린 그 공원에서 둘은 어린 시절 단짝과 그러했듯 나란히 그네에 앉아 발을 굴러 본다.

어린 시절 얘기를 주고받던 남녀는 썸남의 차량이 주차된 곳으로 이동한다. 청계천에서 펼쳐질 도깨비야 시장을 보러 서울로 갈 참이다.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에 썸남은 신이 났다. ‘서울’이라는 두 글자가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기라도 하듯.

상기된 볼을 감추지 못하는 그 모습이 영락없는 아이 같아 썸녀는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썸남에게 오늘은 특별한 페스티벌이다. 썸녀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의 페스티벌에 동참하기로 마음먹는다.

둘이 도착한 곳은 청계천에 펼쳐진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다. 청계천이 유유히 흐르는 광통교 위에서 지는 노을을 보고 ‘Feel’이라도 단단히 꽂힌 듯 썸남이 썸녀의 손을 잡고 발길을 재촉한다. 같이 건너 보고 싶었다며 활짝 웃는 썸남과 수줍게 미소 짓는 썸녀의 모습에 오래된 프랑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이 오버랩된다.

보틀 세우기 경연에 도전하기 위해 물병을 들고 연습하던 사람들의 무리를 지나 둘의 발길이 향한 곳은, 수많은 소원 편지가 리본처럼 장식된 어느 다리의 난간. 썸녀는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는 한 해를, 썸남은 운명의 짝을 만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접는다.

느린 걸음으로 야시장을 즐기던 둘의 발걸음이 동시에 멈춘다. 커플 그림을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 앞에서다. 테이블 위에 펼쳐진 그림 속 발갛게 달아오른 홍시 같은 볼들이 사랑스럽다.

화가: “두 분이 커플인가요?”
썸남: “네. 커플입니다.”
썸녀: “오늘만 하루살이 커플이 되기로 했어요.”

화가가 빙긋 웃으며 스케치를 시작한다. 이십 분쯤 흘러 채색이 완성되고 드디어 완성된 그림을 두 사람 앞에 내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림을 받아 든 썸남썸녀가 깔깔 웃는다. 그림 속 두 사람은 영락없는 쌍둥이다.

밤도깨비 야시장은 볼거리 못지않게 화려한 식도락 세계를 자랑한다. 썸남은 썸녀를 위해 익스프레스 김치볶음밥부터 직화구이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메뉴를 준비한다. 둘이 같이 맛을 품평할 생각에 푸드트럭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즐겁다.

도깨비불이 청계천을 밝히면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질까? 마주 앉은 서로의 눈에 도깨비불 속에 환하게 빛나는 얼굴이 투영되어 있다. 서로가 서로의 소원을 비추기라도 하듯.

도깨비불이 청계천을 밝히면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질까? 마주 앉은 서로의 눈에 도깨비불 속에 환하게 빛나는 얼굴이 투영되어 있다. 서로가 서로의 소원을 비추기라도 하듯.

청계천 타임슬립마켓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서울 종로구 서린동 광통교 인근 / 매주 토일 4:30PM~9:30PM
홈페이지: www.bamdokkaebi.org
가는 방법: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1호선 종각역 5번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