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했던 달력이 어느새 한 장만 남았다. 한 해를 달려오면서 가장 고마웠던 이들, 그간 만나지 못했던 소중한 이들, 누구보다 중요한 가족과 연인… 송구영신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픈 이들이 떠오르는 시간이다. 이쯤 되면 누구나 하게 되는 행복한 고민 하나,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분위기 있고, 맛도 좋고, 가격까지 합리적이면서 뭔가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가족, 친구, 연인, 지인과 송년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들. 여유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취향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부터 독특하고 푸짐한 안주와 각종 수제맥주로 가득한 가스트로 펍까지, 이번 연말연시 파티를 위한 ‘4色4所’를 소개한다.
화려한 미각의 플랫폼, 라이브 뷔페 아리아
8년 전, 오픈 키친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문을 연 <아리아>는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저층 로비에 위치한 240석 규모의 뷔페 레스토랑이다. 은은한 조명과 포근한 바이브가 느껴지는 이곳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나 선후배들, 동호회 송년회로 손색 없는 공간이다. 맛있는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며 편안 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싶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세련되고 우아한 곳이다.
특히, 1백년이 넘는 역사의 조선호텔이 자랑하는 안정된 요리 솜씨와 서비스는 이곳의 흥행 보증수표. 20년 경력의 최상철 부주방장의 지휘 아래 세계각국의 요리들이 차려지는데, 특히 인도 정통방식으로 조리한 커리 요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인기메뉴이며 3년산 토판염과 참나무 향을 입힌 프리미엄 훈제연어는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향과 맛을 선사한다.
중심갈빗살로 만들어 더욱 연하고 특유의 잡내가 없는 양갈비 스테이크는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과 친구들의 반가운 눈빛을 더욱 초롱초롱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완도 맥반석 층의 청정수역에서 당일 공수한 전복을 마늘과 버터로 구운 전복구이, 신선한 그릴드 야채까지 곁들인다면 연말 모임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유쾌한 모임에 와인이 빠질 수 없는 법. 웨스틴조선 호텔에만 있는 '라피트 프라이빗 리저브 포이약'이라면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좋은 식사 자리는 헤어지기도 아쉬운 법. 녹차 마스카포네 타르트, 레드벨벳 롤케이크, 쿠키 슈, 마카롱, 그리고 '비벤떼 No.8'이라는 하우스커피로 마무리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달콤하고 진한 연말파티로 완성될 것이다.
A 서울시 중구 소공로 106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T 02-317-0357
H 런치 11:30-15:40, 디너 17:30-22:00
최상철 부주방장
- 1. 연말 모임,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가 있다면?(이하 공통)
- 2. 이곳만의 자랑거리 혹은 맛있게 즐기는 팁을 들려준다면?(이하 공통)
- 1. 매생이와 게살로 만든 수프는 매일 아침 산지에서 공수된 신선한 해산물로 만들어 바다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한, 해삼에 새우살을 꽉꽉 채워 만든 요리는 단품 가격만해도 12만원이 훌쩍 넘는데 다렌버그 올리브 그로브 샤도네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품요리가 된다.
- 2. 인도 셰프가 직접 만든 요거트와 난과 즐기는 커리 요리의 인기가 높다. 탄두리티카 소스에 신선한 닭고기를 24시간 재워 전용화덕에 구운 탄두리 치킨은 반드시 맛봐야 할 요리.
현미밥부터 두부도넛까지, 건강한 한식뷔페 올반
한식을 '올바르게 만들어 반듯하게 차린다'의 슬로건대로 간결하고 정갈한 한식 위주의 뷔페를 선보이는 <올반>. 한국인의 힘은 '밥심'이라는 한식 애호가 들에서부터 건강을 고려한 푸짐한 한끼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평소 먹어보지 못한 기름지고 특별한 음식으로 연말모임의 분위기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구성원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풍성하게 또, 속 편한 음식들로 배불리 먹고 싶다면 이만한 장소는 없을 듯.
가족모임이나 중·장년층의 연말모임에 더욱 좋은 조건을 갖춘 이곳은 나이 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미강타락죽을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커리, 파스타, 버거, 김밥, 유부초밥 등의 키즈 메뉴까지 폭넓게 준비해놓았다. 이외 신선한 유기농 야채와 직접 빚은 두부와 생면, 두부도넛과 붕어빵 같은 디저트는 다른 한식뷔페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메뉴들로 눈길을 끈다. 특히, 매일 아침 파주 장단콩으로 만드는 바로순두부는 섬섬한 양념장 한 스푼을 올려 먹으면 입맛이 확 살아나는데 <올반>의 두부는 나름 유명해서 따로 포장,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반 대학로점의 이우석 매니저에 의하면 바로순두부 이외 두부 도넛이나 붕어빵도 아이들이 좋아해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고.
한편, 한식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막걸리나 소주 같은 우리 술이 빠질 수 없다.
생맥주도 있지만 안동소주와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각각의 술에 어울리는 전류와 육류의 퀄리티가 매우 훌륭하다. 그 중, 준비가 다소 까다로운 화덕구이 업진살과 삼겹살, 갈매기살 등은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고 DIY 샐러드를 만들 때 야채와 섞어도 잘 어울린다. 입가심으로 좋은 잔치국수나 곰국시 같은 즉석 면 메뉴에는 밀가루 소면이 아닌 소화가 용이한 쌀국수면을 이용하고 있다. 단체예약 손님이 유난히 많은 이곳은 현재 12월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성인 10명 기준으로 예약하면 2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안동소주, 막걸리 등과 같은 전통주 2병이 무료다. 20명 이상이면 4병이 무료.
A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46 두레빌딩
T 02-744-2213
H 런치 11:00-16:00, 디너 17:00-21:30
장태진 부주방장
- 1. <올반>의 고기요리들은 불맛을 살리기 위해 모두 직화로 굽는데, 여기에 직접 담근 오이, 샐러리, 마늘쫑 장아찌들을 곁들이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 2. 현미를 도정할 때 나오는 미강을 타락죽 만들 때 넣으면 굉장히 부드럽고 고소하다. 미강타락죽은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꾸준한 인기메뉴로 빈속을 달래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박정미 셰프
- 1. 편안하고 가벼운 연말모임이라면 단연 데블스도어의 시그니처 메뉴를 추천하지만 12월 스페셜 세트메뉴를 마련한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 2. 12월 19일 이후로 2년 만에 신메뉴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내년이 붉은 닭의 해라 이를 반영한 치킨 메뉴도 선보이고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모로칸 스타일의 버거도 나올 것이라 모임의 자리가 더욱 풍성하고 새로워지지 않을까?
맥주의 환상궁합들이 다 모였다! 데블스도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즐거움과 흥겨움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죠." 박정환 점장의 말대로 교통의 요지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문을 연 <데블스도어>는 수제맥주의 고급화와 대중화에 정점을 찍은 곳이다. 접근성이 편리하여 해외 바이어와의 회의부터 생일파티까지 공사를 넘나드는 다양한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주로 3-40대의 중년층을 기반으로 폭넓은 직업군의 사람들이 찾는다고. 낮술을 즐기는 여유로운 사람들과 주말 가족모임으로 예약하는 이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아메리칸 펍을 표방하고 있는 이곳은 특히, 향긋한 에일 맥주와 스타우트를 넣어 만든 반죽으로 튀겨낸 데블스 프라이드 치킨이 매우 유명하다. 명불허전의 바삭 거림과 고소함을 자랑하는 덕분에 서너 명 이상의 모임에서 반드시 주문하는 인기메뉴. 얼티미트 데블스 버거, 스피니치&에그 피자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이외 감자튀김이나 샐러드, 비비큐 포크립, 핫도그, 피자와 같은 대중적인 메뉴의 반응도 높다. 최근 신메뉴로 출시된 'UFO 에그라이스'는 달걀 토핑 아래 김치볶음밥이 들어간 요리로 비주얼과 맛이 독특해 많이 찾는다고. 다른 곳에서 1차를 하고 2차로 이곳으로 모인 이들에게는 스타우트 칠리딥이나 트러플 프라이즈와 같은 가벼운 바 스낵 메뉴를 추천한다.
메뉴도 메뉴지만 머무르는 동안 지루할 틈 없는 볼거리고 가득한 인테리어는 마치 역동적인 브루어리와 오픈키친의 활기 넘치는 펍을 합친 느낌이랄까? 높은 천고와 철근, 벽돌로 둘러싸인 더스트리얼 디자인이 도시인의 회포를 세련되게 감싸준다. 또한 맥주를 만들고 저장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잘 숙성된 드래프트 비어를 곁에서 마실 수 있는 감동은 흔치 않은 추억을 선사한다.
한편, <데블스도어>는 12월 말까지 6~7인 혹은 8~10인을 위한 연말모임 세트메뉴를 내놓았다. 원하는 맥주를 캔글라스에 마시고 피자, 버거, 소시지와 프라이즈는 약 20%의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재머슨 아이리시 위스키와 베일리스 아아리시 크림이 들어간 '쓱 밤(Bomb)'은 모임의 마무리를 이름처럼 '화끈하게' 끝낼 수 있는 선택이다.
A 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 205 CENTRALCITY 반포천 복개주차장
T 02-6282-4466
H 일-목 11:30-24:00, 금-토 11:30-02:00
바다내음 그대로 활기찬 미식 판타지 보노보노
유난히 회를 좋아하는 지인들이 있기 마련이다. 육류를 즐기지 않는 이가 함께 하는 모임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럴 때 회와 초밥은 기본이고,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요리와 디저트까지 조금은 특별하면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어디 적당한 곳 없을까? 오랫동안 명성과 인기를 얻은 신뢰 있는 곳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겠다.
그렇다면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보노보노>에 주목할 만하다. 약 450평의 규모에 420석을 보유한 이곳은 요즘 각종 모임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일본의 초밥 전문기업인 ‘지요다 스시’와 기술제휴로 다른 뷔페에서는 맛 볼 수 없는 퀄리티의 초밥과 싱싱한 활어회를 평일 점심의 경우 3만원 대 미만으로 즐길 수 있는데다가 살이 꽉 찬 대형 대게를 무한정 즐길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인 초밥 중에서 구운연어초밥, 새우장, 광어묵은지, 조미가리비 등은 내놓기 무섭게 없어지는 메뉴들. 활어회는 매일 아침 산지에서 직접 수급되어 제공되므로 신선도는 그야말로 최상이다. 회를 좀더 맛있게 먹으려면 회를 다른 음식이 담긴 접시에 놓지 말고 회가 담긴 접시를 그대로 가져오는 게 좋다. 다른 음식과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
얼리지 않은 생등심을 이용해 만든 중식 파트의 탕수육을 비롯해 동파육, 해물누룽지탕 같은 ‘핫 푸드’ 역시 다양해서 초밥 이외의 음식 나들이도 가능하다. 초콜릿 퐁듀와 아포가토를 제조하는 기계들도 눈에 띄는데, 다양한 디저트와 빵을 구비한 디저트 섹션이 제법 커서 아이들과 여성들로 부터 인기가 높다. 또한 가성비 좋은 와인은 2만원대부터 시작하고 식사권 4장을 미리 구매하면 와인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한편, 연말연시 모임을 하려는 이들을 위한 반가운 프로모션 소식이 있는데 식사권 10장을 구매하면 1장이 무료라는 점. 단, 당일사용은 불가능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운행한다.
A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8 해성2빌딩 지하1층
T 02-3288-8080
H 평일 런치 11:00~15:30, 평일 디너 18:00~22:00, 주말 런치 11:30~15:30, 주말 디너 16:30~22:00
곽기영 부주방장
- 1. 초밥이나 회가 유명하지만 손님들이 많이 놓치는 음식들 중 철판즉석요리가 있다. 씨푸드 못지 않게 신경 쓰는 요리라 손님들이 꼭 맛봤으면 한다.
- 2. 모임으로 오랜만에 모이면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부터 먹게 마련인데, 차가운 요리인 해산물요리를 충분히 먼저 즐긴 다음 중식 같은 따뜻한 요리로 넘어가는 것이 먹고 난 다음 속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