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SG LIFE/COLUMN
SSG닷컴 쇼핑요정
인생도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의 1주일 (3)
김기윤


#김기윤
#쇼핑요정
#SSG.COM

6일차

Hotel Alexandra

코펜하겐에서의 마지막 밤은 라틴 쿼터 지구의 알렉산드라 호텔로 향했습니다. 이 곳은 저희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역사적 가구들이 가득 한, 앤티크 호텔입니다. 마치 나이 지긋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네 집에 초대받은 느낌이랄까요?

호텔 알렉산드라는 수십년 동안 덴마크 디자인의 거장 아르네 야콥센, 핀율, 카레 클린트 등의 오리지널 피스 콜렉션을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리셉션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마치 50년 전으로 타임 슬립 한 기분입니다. 거장들의 가구들로 디자인 된 방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코펜 하겐을 여행하는 분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서둘러 예약하지 않으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룸키 또한 수십 년 전 사용했을 법 한 무거운 열쇠를 쥐어줍니다.

알렉산드라 호텔의 로비 모습으로, 로비 선반에는 아트북이 가득한데요. 저녁 때 이 곳에서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책을 보면서 와인 한 잔도 즐길 수 있습니다.



방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

6일차

티볼리 가든

코펜하겐과의 이별을 앞둔 서운함을 달래고자, 명랑한 기운이 가득한 티볼리 가든으로 향했습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배경 같은 이 곳에서 전망대 대신 높은 곳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타면서 시내 전체를 조망했습니다. 덴마크 어린이들과 함께 꺅-꺅 소리를 지르며 코펜하겐 시티 뷰를 감상하던 순간이 어찌나 아찔 하던지요!

덴마크 왕립 도서관

쇼핑요정은 마지막 밤은 역시 코펜하겐의 랜드마크를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티볼리 가든을 뒤로하고, 20분 정도 걸어 덴마크 왕립 도서관 Black Diamond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중간이 유리벽으로, 물을 품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도서관은, 덴마크 왕립 도서관의 신관으로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애칭을 갖고 있습니다. 검은색 외관 중앙 아트리움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밤이 되면 아트리움 밖으로 빛이 새어나와 반짝 이는 황홀한 야경을 선사합니다. 지금 이 곳은 코펜하겐 대학교의 도서관을 겸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양 옆에는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와 미운오리새끼, 인어공주, 벌거숭이 임금님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동화 작가 안데르센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말 마다 이런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 할까요? 넋을 잃은
저희는 운하가 바라보이는 카페에 앉아 스프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진한 노을빛과 쌀쌀한 바람이 블랙다이아몬드 주변의 공기를 더 운치있게 만들어줍니다.

코펜하겐에서의 마지막 아침입니다. 알렉산드라 호텔 리리키친에서 조식을 먹으며, 오늘은 마지막 날인 만큼, 각자 놀기로 협의합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뇌레브로 지구를 마구마구 돌아볼 계획을 세웠고, 다른 쇼핑요정은 남자친구에게 엽서를 쓰겠...^^ 대니쉬 크로아상은 버터맛이 어찌나 일품이던지 저희 둘 다 2조각 씩 먹었습니다.

SSG.COM 모바일 기획자 답게(?) 능숙하게 모바일 APP을 설치해서 코펜하겐 시내의 바이크를 빌립니다. donkey라는 APP만 있으면 코펜하겐 시내의 몇 몇 정류장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자물쇠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블루투스를 켜놓고 내가 있는 자전거 정류장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가장 가깝게 있는 바이크에서 띵똥띵똥 소리가 납니다. 그러면 자전거 페달이 풀립니다. 잠깐 세워둘 때는 APP에서 잠금 버튼을 누르면 페달이 잠깁니다. 넘나 스마트한 자전거 시스템에 감탄 또 감탄...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인구보다도 자전거 수가 더 많다고 합니다. 자전거 문화가 얼마나 발달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저는 마지막 날 동키 자전거와 함께 뇌레브로 지구를 무작정 돌아다니며 공원에서 광합성도 하고,
못다한 쇼핑도 마저 하고 끝까지 알차게 달렸습니다.

제가 실은 물리학 덕후 인데요. 원자 모형을 완성한 닐스 보어가 덴마크 사람 이었지 말입니다. 자전거 타고 닐스 보어 인스티튜트에서 인증샷 한 장!

마지막 날의 끝을 장식한 것은, 마침 리뉴얼 오픈 한 노만 코펜하겐 플래그쉽 쇼룸입니다. 볼드한 컬러로 뒤덮인 독특한 이 세계는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방문객의 정신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노만 코펜하겐이다"라고 강력하게 선언하는 듯한 이 공간에 압도되어 저는 잠시 갈 길을 잃었습니다. 세련되게 절제된 자유의 감성이랄까요! 공간을 통으로 캐리어 속에 담아오고싶었지만, 결국 제 손에 잡혀 나온 아이템은 노만코펜하겐의 귀엽고 세련된 노란 감자칼입니다. ^^

Peeler yellow link

Outro.

쇼핑요정이 간다! #인생도시 코펜하겐에서의 일주일을 재밌게 보셨나요?
코펜하겐은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또 깨끗하게 정제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다른 국제적인 도시들이 가진 활발함 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행복이 주가 되는 나라라고 해야할까요?

코펜하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 일주일은 조금 짧았을 수 있지만, 이 곳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제 삶에 또 어떤 인사이트를 가져다 줄 지 기대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디자인과 삶의 여유가 곳곳에 녹아든 매력적인 도시, 코펜하겐으로 꼭 찾아가보세요!
저는 알렉산드라 호텔에서 구입한 거장들의 디자인 체어 포스터 컬렉션을 제 방 벽면에 꽂아두며 코펜하겐의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