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예찬
영원히 사랑받을 그 맛
늦은 시간, 입김을 불며 온 얼굴로 만두 맛을 표현하는 광고 모델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다이어트의 적입니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고 앞으로도 우리를 군침돌게 할 그 한 입, 이번에는 만두의 속이야기를 파헤쳐 봅니다.
영화에서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 장면으로는 하정우가 최고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허삼관"에서는 하지원이 그 하정우를 압도합니다. 젓가락과 맨손으로 만두를 들어올려 호 부는 장면은 영화보다 더 유명한 장면이 됐습니다.
이안 감독의 "음식남녀" 속 만두는 말 그대로 일류 요리사의 한 수이자 아버지의 선물입니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주인공 주사부는 딸들에게 일요일 저녁을 푸짐하게 차려주는 게 낙이었는데요. 곁에 있기 때문에 때로는 잊고 지내고, 혹은 부담스러워하고, 그래서 나중엔 미안한 가족의 정을, 이안 감독은 흰 고기만두로 표현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15년간 갇혀 있었다는 사실보다도 15년간 매일같이 군만두 그 하나만을 먹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 경이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족을 잃고 15년이나 갇힌 오대수의 심정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느끼한 탓에 두 끼 이상 연달아 먹기 어려운 게 중국집 군만두죠. 하지만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올드보이"가 방영되는 시간은 주로 야심한 밤이라는 게 함정입å니다. ‘군’을 길게 발음하는 최민식의 목소리가 치명적입니다.
만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동만두입니다. 1986년부터 냉동만두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조사들의 광고경쟁도 치열해졌는데요. 워낙 친근한 음식이다 보니 가족적인 이미지를 가진 광고모델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그 중 연기자 최불암 씨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수사반장" 등으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아 온 그의 믿음직하고도 다정한 가장 이미지는 당대 냉동만두 광고의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잡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을 넘어서서는 먹는 행위와 미각 자체에 초점을 맞춘 광고들이 등장합니다. 개그맨 남희석 씨의 ‘놀랄 만두 하군’이라는 대사는 어이없지만 한편으로는 굽기용에 가장 적합한 만두임을 강조한 것이죠. 2010년대라면 단연 싸이입니다. ‘거대한 우주를 맛보는 듯하다’라는 다소 과장된 대사와 표정연기는 감각적 표현에 치중한 요즘 콘텐츠의 속성을 반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원전 1000년 경부터 중국 남부지방에서 그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음식입니다. 일반적으로 딤섬 하면 홍콩 딤섬을 꼽는데요. 말레이시아와 한국, 일본의 중식당에서도 ‘홍콩딤섬’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홍콩 현지에서는 전채요리로, 한국이나 그 외 지역에서는 후식으로 유명한데요. 한 입 크기로 입에 쏙 들어와서는 바삭 하고 부스러진 껍질 틈으로 안에 든 재료의 맛이 배어나옵니다.
쌀로 만든 피인 반짱에 채소나 해산물, 쌀국수 등을 싸서 튀겨 먹는 베트남 식 만두를 모두 이릅니다. 딤섬과 닮아 있지만 기본적으로 딤섬은 밀가루 피를 사용하는데 비해, 짜조는 쌀로 만든 반짱의 쫄깃한 식감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재료를 넣은 다음 튀겨서 익히기 때문에 속까지 매우 뜨겁습니다.
만두와 만드는 법이 비슷한 서양음식들 중 가장 ‘만두스러운’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후덕한 크기의 밀가루 피 안에 고기와 야채, 지역에 따라 생선을 넣어 오븐에 익혀 먹는 방식이 인천 차이나타운 화덕만두와 맛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라비올리는 밀가루 안에 속을 채운 후 납작하게 빚은 귀여운 모양의 음식입니다. 송아지나 송아지보다는 좀 더 큰 어린 쇠고기를 라비올리 치즈와 함께 속으로 쓰는데요. 그래서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토르텔리니는 라비올리보다도 작아 엄지손톱만한데요. 비너스의 배꼽이라는 다소 관능적인 별명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뜨거운 육수에 삶아 먹거나 파스타처럼 소스를 끼얹어 먹기도 합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그 맛!
인천 차이나타운 십리향 화덕만두
JTBC "님과 함께"에서 지상렬과 박준금의 데이트 장면에 등장한 그 만두. 십리향의 화덕만두는 담백하고도 쫄깃한 피 속에 밀도 높은 고기와 육즙을 품은 만두소가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인디 뮤지션들의 성지에서 서울의 맛집으로!
연남동 흥복 왕만두
지금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연남동이지만 개발되기 전 연남동의 맛집들은 홍대 뮤지션들과 그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지금은 줄을 서는 맛집이 되어, 시간대도 잘 맞춰 가야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