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우리네 삶이 어느새 지나친 과잉으로 피곤해지고 있다는 건 모든 현대인이 느끼는 바 그대로일 것입니다. 걸어서 가면 하루 반나절이 걸릴 거리를 자동차로 단 몇 십 분 만에 도달하는 시대, 이것을 혹자는 풍요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그것은 과잉의 시대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잉의 시대에서 마이너스의 시대로
무언가를 쌓고, 축적하는 것이 삶의 모토였던 20세기까지 우리는 ‘플러스 트렌드’의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생존의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과잉으로 치닫는 걸 20세기가 끝나가던 시점에서 깨달았습니다.
나영석 PD의 <삼시세끼>를 보면서 문득 이 ‘과잉의 삶’ 끄트머리에서 그 반작용으로 생겨나는 ‘마이너스 트렌드’를 읽게 됩니다. 예능이 언젠가부터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우리의 일상 곳곳으로 들어와 그 세세한 삶의 면면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대중들에게 공감의 손짓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박 2일> 초창기에 그토록 미션과 복불복을 반복했던 나영석 PD가 유일한 미션으로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예능을 선보인 <삼시세끼>입니다.
이렇게 과잉을 줄이고 무언가를 넣기보다는 오히려 무언가를 빼내는 방식으로 그들의 농촌 라이프를 관찰하자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간 우리가 과잉 속에서 잊고, 잃고 있던 것들이 하나하나 발견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무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 그 <삼시세끼>의 공간은 바로 그래서 텃밭에 자라나는 상추나 함께 지내는 귀여운 강아지 밍키, 도도한 이서진 바라기 염소 잭슨의 행동 하나까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비 오는 날 <삼시세끼>가 들려준 빗소리는 이 프로그램의 ‘마이너스’가 가져온 새로운 발견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먼저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닭장에 떨어지는 빗소리, 마당에 떨어지는 빗소리 등이 다 다르다는 것을 들려줍니다. 이어서 풍경과 함께 이 모든 빗소리를 분할화면으로 모아 보여주면서 빗소리의 오케스트라를 들려줍니다. 아마도 그것은 도시의 그 혼잡한 소리의 과잉 속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었던 빗소리가 주는 감흥이었을 것입니다.
마이너스는 결핍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인간의 조건>은 시즌2를 선언하며 “인간이 살아가는 조건은 무엇인가”를 화두로 던졌습니다. 누군가를 의식주를 얘기하고 누군가는 사랑을 얘기하며 누군가는 사람을 얘기합니다. 즉 삶의 조건을 묻는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은 <삼시세끼>와 다르지 않습니다. 자동차, 인터넷, 돈, 쓰레기 등이 ‘없이 지내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조건>이 찾으려는 건 삶의 본질입니다. <삼시세끼>가 미션을 빼버리고 삼시세끼로만 한정 지어 오히려 우리가 잊고 잃고 살아가던 삶의 진정한 본질들을 찾아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마이너스 트렌드가 말해주는 건 과잉된 삶이 잊고 있는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배고픔을 모르는 식사가 음식의 진정한 맛을 느끼게 해줄 수 없고, 즉석에서 연결되는 관계가 만남의 설렘을 잊게 합니다. 낮처럼 밝은 밤이 밤하늘의 별을 가리고 낮의 소중함을 느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니 이 과잉된 삶을 벗어던지는 마이너스 트렌드는 우리의 본질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느끼려는 욕망의 발현입니다.
과거 과잉을 추구하는 삶이 바람직한 삶의 양태였던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과잉이 누군가의 결핍을 낳고 그 결핍은 또한 우리를 공존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걸 이미 20세기 내내 깨달은 결과입니다. 플러스적 사고방식은 그래서 마이너스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뀌고 있고 나아가 ‘나누는’ 사고방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삶이 피곤하다면 이제 부족한 것을 찾을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과잉된 것이 무언가를 찾아내 비워내는 작업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리는 이제 마이너스 트렌드가 삶의 생존이 되고 있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바둑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바둑의 매력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바둑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조훈현이나 이창호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바둑이 황금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는데요. 바둑은 한 번 재미를 알게 되면 빠져나오기 힘들 만큼 강력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묘미와 가장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바둑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바둑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다
얼마 전, 한국 바둑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2014년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즈에서 김지석 9단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죠. 스스로를 바둑인으로 자처하는 필자도 다시금 조훈현 이창호 시대의 이후 바둑의 황금기가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떴는데요. 바둑은 황홀하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진 게임입니다.
“바둑은 바다와 같다고 생각해요. 인류가 끊임없이 바다를 탐구하지만 아직 바다의 일부밖에 알 수 없듯이 저는 아직 바둑의 일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바둑은 취미로 삼기에도 참 좋은 게임이에요. 생각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주고 매번 선택과 고민을 통해 바둑을 두는 상대의 수까지 예상하게 되면서 인생을 그리고 사람을 알게 해주지요.”
-김지석 9단의 인터뷰 중
김지석 9단의 인터뷰는 바둑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가장 잘 어필한 말이라 생각되는데요. 바둑의 수는 무한에 가깝기 때문에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바둑판 가로세로 45cm, 19줄의 작은 세계 안에는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다고도 하는데요. 실제로 바둑 한판을 두다 보면,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수십 번을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바둑의 최고 매력인데요. 바둑을 두면서 우리는 인생이 나가는 길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적인 자세, 선택과 고민을 통한 결과물, 성공과 실패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둑으로 삶의 지혜를 배운다
바둑실력은 인터넷 바둑 1단 정도입니다. 한국기원에서 인정한 공인기력으로 환산하면 6급 정도이죠. 참고로 바둑은 급의 숫자가 낮을수록, 단의 숫자가 높을수록 실력이 높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삼촌의 대국(對局)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대학 바둑 동아리에서 바둑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본격적으로 바둑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은 바로 바둑의 고수들을 알게 되면서입니다.
최고의 공격수 일지매 유창혁,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 이창호, 바둑천재 조훈현, 우주류의 창시자 다케미야, 지하철 바둑 고바야시가 그들이죠. 그리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기사는 휠체어 바둑이라고 불릴 만큼 처절한 실리파의 선구자인 조치훈 9단입니다. 이러한 바둑 기사들의 이야기를 모두 하려면 한 달 밤낮을 지새워도 부족할 정도이죠.
바둑의 또 다른 매력은 우리의 삶에 필요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바둑과 관련된 사자성어에서도 알 수 있죠. 바둑을 두면서 이러한 말들을 마음 속에 새기다 보면 어느새 겸손하게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뇌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는 바둑, 시작해볼까?
흔히들 바둑을 두뇌 스포츠라고 합니다. 물론, 바둑에서는 정치나 운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바둑의 승패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연습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둑알 하나하나는 절대 혼자서 움직이지 않고, 하나로 뭉쳐 팀워크를 이루어야만 힘을 낼 수 있죠. 이는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는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배우게 되는데요.
최근 뭔가 취미활동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바둑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바둑은 상대방의 표정과 감정을 모두 느끼며 둘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저 간편하게 인터넷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에 관한 예의만 지켜가면서 바둑을 둔다면 부족함이 없는 바둑의 매력을 느낄 수 있죠. 물론, 여유가 된다면 상대와 마주앉아 서로의 표정과 감정을 느끼며 바둑을 두는 것이 더 좋습니다. 어쨌든 바둑판과 바둑돌만 있으면 간단히 즐길 수 있으니 말이죠. 바둑을 두는 과정 속에서 여러분 인생의 고민거리와 걱정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다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샘솟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바다’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계절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계절은 아무래도 ‘여름’일 텐데요. 하지만 진짜 바다는 바로 겨울에 있답니다. 물론 겨울에 부는 바닷바람은 차갑고 사람 발길도 뜸해서 조금은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다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바다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겨울 바다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지난 겨울 제 속초 여행기를 통해 진짜 바다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세요!
속초 맛집 다 모였다, 속초 중앙시장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속초!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속초 관광객의 필수 코스 속초중앙시장입니다. 중앙시장의 정식 명칭은 ‘속초관광수산시장‘인데요. 관광시장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주차도 편리하고 시설도 깔끔합니다. 중앙시장에서는 바다 도시답게 건어물도 구매할 수 있고, 회센터도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핫도그, 씨앗호떡, 뻥튀기 등의 주전부리도 가득합니다.
하지만 속초 중앙시장 최고의 스타는 다름 아닌 닭강정인데요. 속초의 명물이자 전국구 맛집으로 꼽히는 만석 닭강정 앞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의 긴 줄로 북적였습니다. 역시 전국구 맛집을 영접하려면 기다림은 필수! 한번에 4~5팩씩 포장해가시는 분들로 가득한 긴 기다림 끝에 저도 만석 닭강정님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순대보다 바다! 갯배 타고 가는 아바이마을
중앙시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는 갯배 선착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드라마 가을동화와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곳인데요. 이곳에서 아바이 마을로 갈 수 있는 갯배를 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와이어를 끌어당기는 동력으로 이동해야 하는 갯배는 그 자체만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충전해 줍니다. 게다가 갯배에 탑승하는 승객도 직접 갯배를 끄는 매력적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갯배를 타고 단 오 분 만에 도착한 아바이마을! 입구부터 늘어선 순대 음식점이 길 양쪽에서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함경도 출신 실향민 마을로 유명한 아바이마을은 함경도 향토 음식인 아바이순대와 강원도 향토 음식인 오징어순대가 유명합니다. 입구부터 순대 음식점들이 즐비한 이유는 이 때문인데요. 순대만큼 유명한 아바이마을의 또 다른 명소는 다름 아닌 바다입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었던 바로 그곳! 겨울 바다의 묘미를 200% 느낄 수 있는 장소랍랍니다. 한층 가라앉은 공기가 겨울 바다를 더 깊이 있고 운치 있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는데요. 저에게는 일부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보기 힘든 바다라 그런지 코끝에 닿는 바닷냄새 마저 향긋하게 느껴졌답니다.
바다만큼 아름다운 석호, 영랑호
속초 여행의 정석코스가 바로 ‘속초중앙시장 - 아바이마을 - 바다’입니다.
이렇게 정석 코스를 마스터한 뒤 찾은 곳은 영랑호인데요. 영랑호는 모래의 퇴적작용으로 인해 바다와 분리가 되면서 호수가 되어버린 석호랍니다. 그 끝은 바다와 맞닿아있다는 영랑호는 겨울 바다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영랑호로 넘어왔던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신세계영랑호리조트 때문입니다. 2013년에 리모델링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모든 시설이 깨끗하고 깔끔하답니다. 속초 팔경중 하나라는 영랑호의 멋진 경치도 한눈에 보이고 시내와 접근성도 좋아 더 만족스러웠답니다.
리조트 내부에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필요한 물품은 다 구매 가능하답니다. 또한, 눈에 띄는 시설은 게임존! 카운터에 신분증만 맡기면 닌텐도 게임기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남는 시간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인 것 같습니다. 겨울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바다 도시 속초! 이 겨울이 가기 전에 속초에서 진짜 바다를 제대로 느껴보고 오시는 건 어떠세요?
- 프리랜서기자·셰프, 박준우
요즘 장을 보러 마켓에 들릴 때 어떤 변화를 느끼시나요? 요리를 사랑하는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다양해진 식재료입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만큼 이 재료를 모두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테죠. 하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음식 관련 TV 프로그램과 함께 셰프들의 레시피가 많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은 매일 똑같은 식단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동네 마켓에서도 글로벌 식재료를 손쉽게!
자! 우리가 장을 보는 곳들을 둘러 볼까요? 동네 슈퍼마켓에만 들러도 비트나 콜라비 정도는 구할 수 있습니다. 땅콩호박이나 돼지감자도 대형마트 한쪽을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식품코너에는 엔다이브나 파스닙처럼 이름도 생소한 재료들도 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 모두 양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상대하는 도매상을 찾거나, 외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이태원, 한남동의 수입마켓에 가야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죠.
다양한 채소를 찾는 세계의 다이닝 트렌드가 이제 국내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요? 드디어 늘 같은 채소를 먹는 지루한 식단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 잊혀진 채소를 식탁위로 올리다!
식재료의 세계화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 대표적 예가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이슈가 된 ‘잊혀진 채소들’이죠. 직역해놓고 보니 조금 어색하게 들리는데요. 프랑스의 잊혀진 채소는 과거에 즐겨 먹었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어진 채소를 말하는 것입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잊혀진 채소의 맛과 영양을 재조명하고, 다시 찾아 먹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지난 10여 년 동안 잊혀진 채소를 찾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게 잊혀진 채소의 소비도 증가세를 보여왔고,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프랑스 가정식과 레스토랑의 접시는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와 함께 식탁 위에 올라온 채소가 바로 앞서 얘기한 파스닙, 돼지감자, 콜리비 등이죠. 이 채소들은 사실 프랑스가 전쟁을 겪던 시절 서민들의 주된 식재료였습니다. 이 재료들에 스며있는 가난의 이미지는 이들을 한물간 채소로 만든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수확 기간도 길고, 손이 많이 가는 수익성 낮은 작물들이죠. 공산품이든 농작물이든 수익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20세기에 이들 식재료에 대한 푸대접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빨리 자라고, 과육이 단단해 상처를 덜 입는 품종이 유통된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식탁은 조금 재미없어졌죠.
더 재미있는 식탁을 만드는 노력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지는 무료한 식탁은 꼭 미식가에게만 느껴지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대중 역시 늘 새로운 것을 원하기에 젊은 농부들과 요리사들은 열정적으로 새로운 채소를 재배하였고, 이를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해왔죠. 최근에는 경기도 지역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특수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이 늘어나고 있고, 패션프루츠나, 중국 원산의 수박무 같이 색이 예쁜 채소들도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이들을 확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죠.
정말이지 매우 반가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닌데요, 다시 프랑스의 상황 하나를 예시로 들어보죠. ‘쾨르 드 뵈프(Coeur de boeuf)’라는 품종의 토마토에 대한 것입니다. 이 토마토는 울퉁불퉁한 비주얼 때문인지 시장에 나타나자마자 꽤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맛과 향도 없이 모양만 그럴듯한 이 제품에 소비자는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식재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과 품질입니다. ‘잊혀진 채소들’이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그 바탕에 맛과 영양, 그리고 원산지나 정보 등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비를 확산하는 가장 기본은 홍보 이전에 재료가 가진 이야기와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라이더입니다. 제가 라이딩이라는 취미를 갖게 된 것은 제 일생 최고의 사랑 제 딸 때문인데요. 아이가 커갈수록 제가 최고라던 딸아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 느꼈고, 그녀의 관심을 끌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저의 새로운 취미가 있는데요. 오늘은 최근 제가 흠뻑 빠진 새로운 취미생활 소개해 드립니다.
시선 강탈 에코 이동수단, 전동휠
제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때만 해도 아빠가 최고라고 했죠. 어느 순간부터 뽀뽀도 해주지 않고, 백치미가 포함된 아름다운 미소도 가끔만 보여주더군요. 무엇이 그녀를 변하게 했을까요? 저는 다시 그녀에게 관심을 받고 싶었습니다. 함께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고민해 보았습니다.
관심사가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할 때도 그녀는 옷 입히기 게임이나 애완동물 기르기 같은 것에만 몰두하는 반면, 저는 피와 살이 튀는 MMORPG를 즐겼으니 말이죠. 그녀의 관심을 확 끌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낸 아이템은 바로 외발전동휠입니다.
에어휠코리아 유니 듀얼 전동휠 Q1 소개영상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전동휠은 에코 문화 시대에 맞게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레저 스포츠 기구입니다. 자이로 센서로 전후 중심을 잡고, 탑승자가 몸의 중심이동을 통해 전진, 후진, 방향전환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핵심 기술인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는 탑승자의 무게중심 이동을 1/100초 단위로 측정해 가속 및 감속, 정지, 방향전환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18km의 이상의 속도와 0~25도의 경사로를 주행할 수 있고, 모델별로 최대 12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녀의 관심 끌기에 성공!
그녀의 관심은 궁금증으로 시작했습니다. 요상하게 생긴 물체가 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딸: “이게 뭐야?”
나: “타는 거야”
딸: “어떻게?”
이 질문에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떻게 타는지는 저도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활동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질문했습니다. 많은 분이 한두 시간만 투자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답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동휠에 익숙해지는 데는 자그마치 3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음… 두어 시간만 연습하면 아빠처럼 탈수 있어.”
아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딸에게 전동휠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넘어지지 않게 손을 잡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딸이 스피드광이라는 것입니다. 그간 잠들어 있던 라이더의 피가 깨어난 것일까요? 제가 보유하고 있는 모델은 에어휠(Airwheel) 제품 중 X8이란 모델입니다. 이놈의 최고 속도는 겨우 18km/h입니다. 물론, 그 정도까지 속도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손을 잡고 달리는 제 모습을 상상해보시죠. 저에게 전동휠은 타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달리니 운동이 되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관심사를 나누는 사이
전동휠이라는 새로운 장난감은 저와 딸아이가 함께 즐기는 아이와 어른의 공통분모가 되었습니다. 자전거보다 배우기도 쉽습니다. 특히, 외발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고,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방향만 정하면 편안하게 이동시켜주는 이 장난감은 새로운 기분전환으로는 최고의 아이템이었던 것이죠.
한 가지 함정이 있다면 편안해서 운동이 잘 안된다는 것입니다. 자전거 도로에서 전동휠을 타다 보면 자전거 라이더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항상 듣는 질문이 운동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운동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처음 배우는 이틀 동안은 꽤 힘이 들고, 땀도 났습니다. 하지만 그때뿐! 지금은 너무 편안해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제가 전동휠을 산 이유는 아이와 관심사를 나누기 위해서니 만족합니다. 주말이 되면 인근 공원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열심히 달릴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제 도움 없이도 제법 잘 타고 있지만 저는 왠지 그 손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중년 남성. 체력이 다하는 순간까지 달리다 깨달았습니다. 같이 타면 더 좋겠구나 하는 것을 말이죠. 왜 그때야 생각이 난 것일까요? 그래서 한 대를 더 주문했습니다.
전동휠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전동휠은 브랜드마다 특징이 있는데 에어휠 제품은 안정성이 높고 고장이 잘 안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락휠 제품은 기동성이 높은 제품이고, 딸 아이를 위해 구매한 입스(미니)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처음 외발전동휠의 구매할 때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에어휠을 선택했는데 속도가 아쉬웠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선택할 때는 어떤 목적인지, 자기의 성향이 어떤지를 잘 고려해서 선택하면 됩니다.
바람을 가르며 라이딩을 즐기는 아이를 보며, 같은 취미로 다시 행복할 수 있음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꼭 아이들과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그러면 저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아이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으니 말이죠.